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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은, <거미집> 후기 그냥 영화랑 어울리는 느낌 같아 집어넣음 서론 많은 장르를 본인만의 리듬감으로 소화해 내는 능력은 흔치 않다. 그렇기에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항상 기대를 하는 편이다. 물론 나 같은 스크래치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필모그래피는 수준급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지 않은가. 의 만화적인 분위기와 의 미려함, 의 기깔나는 오프닝과 의 끝없는 폭주까지. 다양한 시도와 변주를 하는 김지운 감독이기에, 영화에 대한 영화인 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포함* 본론 은 근래 보기 드문 영화다. 극중극을 소재로 삼기도 했고, 그 대상이 한국 고전들이다. 속 '거미집'은 누가 봐도 한국 고전의 그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김지운 감독과 배우들은 그 포인트를 잘 살려냈다. .. 2023. 10. 3.
'닛산 V 카파'는 될 수 없었던, <그란 투리스모> 후기 서론개인적으론 심레이싱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그나마 심레이싱에 어느 정도 가까운 '포르자 호라이즌 5'를 270시간 넘게 하긴 했지만, 튜닝도 직접 안 하고 유명 튜너들이 만들어 놓은 거 받아서 썼었다. '아세토 코르사'도 조금 해봤었다. 물론 휠이 없어서 오래 하지는 못했다. 심레이싱 장르 자체가 엑박 패드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본론 들어가기 전에, 포스터에 저 덕업일치라고 써놓은 담당자는 대체 뭔 생각으로 저걸 써놓은 걸까.*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는 참 기묘한 영화다. 카메라에 차량과 트랙이 잡혔을 때는 닐 블롬캠프 특유의 패기 넘치는 연출과 레이싱이 시너지를 이루지만, 드라마를 포착하는 순간부터는 2000년대에 나오던 흔해 빠진 성장 영화가 .. 2023. 9. 23.
불안과 잠식, <잠> 후기 서론최근에 이사하느라 몸도 마음도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이번 주가 되어서야 좀 회복이 되었다. 다시 멀쩡해졌으니, 영화관 출석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을 보고 왔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은 A24의 호러를 연상시키는 영화이다. 심리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나가며, 기괴한 분위기와 음악으로 극을 이끄는 모습이 마치 나 을 떠올리게 한다. 이와 별개로 영화가 불안을 전달하는 방식은 훌륭하다. 1장의 마지막에 냉장고 소리를 이용한 장면이나, 2장에서의 사골국을 뒤엎는 장면처럼 관객의 상상을 건드리는 연출은 섬세하면서도 섬뜩함을 안겨준다. 이 영화에 대해 논하는 데에 인물을 빼놓기는 어렵다. '수진'은 독특한 캐릭터다. 단순 내면의 불안으로 미쳐가는 것이 독특한 게 아니.. 2023. 9. 7.
109회 전산세무2급, 전산회계1급 / 65회 TAT2급, FAT1급 후기 이번 공부하면서 자주 들었던 노래다.6월 초4학년의 첫 학기가 끝나가고 있었다. 대학 생활 4년 하면서 내가 뭘 해왔는가 생각을 쭉 해봤다. . . . .아싸한테는 생각할 만한 추억이 없다. 게다가 남들 다 있는 자격증조차 마땅한 거 하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얼마 안 가서였다. 심지어 나는 다음 학기가 지나면 졸업인데도 말이다. 24년 살면서 위기감이라는 단어는 그냥 어디 먼 나라 얘기일 거라고 여긴 나는 처음으로 발목을 잡는 뭔가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뭔가 해야 했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건 전산세무, 전산회계였다. 어머니께서 취득하는데 1년이나 소모된 그 자격증 말이다. 참고로 나는 경제학과다. 그렇다 보니 회계 관련 용어가 좀 익숙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https://ca.. 2023. 8. 29.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 서론 굉장히 늦게 봤다. 오늘 시험이 끝나자마자 영화관에 갔다. 는 엄태화 감독님의 전작인 과는 완전히 정반대에 위치한 영화 같아 보여 흥미롭기도 했고, 그렇기에 우려도 있었다. 관람한 후에는 이러한 우려가 그냥 기우였었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영화이다. 재난 이후의 인류애만을 부각하여 억지눈물을 쥐어짜지도 않고, 상황을 무작정 감정적으로 몰고 가지도 않는다. 냉정하고 차가운 영화이다. 물론 의 이야기는 관객의 예상을 전복시키는 신선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이미 라는 걸출한 작품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강렬함을 충분하게 내비치고, 주제의식을 확고하게 내세우는 영화이다. 또한 외부와 내부의 대립, .. 2023. 8. 19.
<오펜하이머> 후기 서론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가 개봉했다. 영화의 바탕이 되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먼저 읽어보고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귀찮다는 변명을 시간이 없다는 자기 합리화로 덮어씌우는 바람에 영화부터 보게 되었다. 아무튼 놀란 감독의 신작은 어떨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에게 받은 첫인상은 굉장했다. 놀란 감독의 플롯 놀음은 여전히 화려했다. 몇몇 시간대를 과감하게 오가면서 진행되는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는 자칫 난잡해 보일 수도 있는 위험을 가졌지만, 훌륭한 완급조절과 충분한 설명을 통해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혼선을 빚지 않는다. 2020년에 개봉했던 에서의 플롯은 놀란 감독의 과시에 가까웠었다. 그러나 의 플롯은 차분하고 정제되었지만 3시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 2023. 8. 15.
<더 문> 후기 서론이번에도 한국 여름영화 '빅 4' 중 하나로 글을 날려먹을 셈이다. 그중 가장 개봉 전 우려가 많았던 을 어제 봤다. 사실 어제 쓰려고 했는데 귀찮고 피곤해서 안 썼다. 아무튼 은 어떨까. 과거 시리즈에서 받은 비판들을 수용하고 개선하여 K-그래비티라는 칭호를 얻어냈을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과거 윤제균 감독님의 이 시나리오 유출... 아니 시나리오의 밀도가 낮아서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 혹은 취소된 것을 기억하는가. 은 의 대체 역사나 마찬가지다. 시도 → 실패 → 시도 → 실패의 무한한 연속이 만들어낸 누구나 예측가능한 서사와 '공업적 최루법'의 조화가 영화의 완성도를 처참하게 깎아내린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모든 부분이 과도하게 감성적이기만 하다. 차가운 우주에.. 2023. 8. 7.
<비공식작전> 후기 서론올해 여름 한국 영화 '빅4' 중 그 두 번째 영화 이다. 과거 와 의 연출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님의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를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라 이번 작품이 궁금하긴 했다. 그리고 집에 에어컨이 맛탱이가 가서 영화관이라도 가야 찬바람을 맞을 수 있어서 보고 왔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의 장점하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 초반부 영안실부터 쉴 새 없이 폭주하는 서스펜스와 예상하기 어려운 바로 뒷장면들의 연속이 안겨주는 긴장감이 의 장점이다. 에서도 몇몇 장면들의 서스펜스가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가는 부분들도 있어 만큼의 압도적인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에 이용되어 영화의 탄력성을 부여해 주는 정도는 된다. 초반.. 2023. 8. 3.
<밀수> 후기 서론 류승완 감독님이 연출하신 영화는 다 봤다. 액션 연출은 모두 기깔나는 자태요, 영화광스러운 때깔도 짙게 묻어 나오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영화는 였고, 그 이후로는 와 와 같은 작품들이다. 이번 작은 어떨까. 전작 만큼 잘 뽑혀 나온 영화일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는 뭔가 를 닮아있다. 여성 주연 서사, 피카레스크, 한 목표 때문에 서로 얽힌 인물들, 그리고 서사가 한참 쓴 카세트테이프 마냥 늘어지는 점이 그렇다. 가 캐릭터 설명을 위해 그렇게 늘어지는 서사가 나온 반면, 는 흐름 자체가 느린 편이다. 전반적으론, 의 서사는 뻔한 스토리다. 뻔한 스토리를 천천히 진행시키고, 1차원적인 캐릭터 조성으로 인해 류승완식 연출이 묻혀 재밌게 풀어나.. 2023.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