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아기자기한 분위기, 인공적인 세트, 미니멀리스틱한 감정묘사, 화면 중앙에 둔 피사체와 이를 중심으로 한 강박적인 수준의 대칭.
사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다.
이번 작까지 합치면 4편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판타스틱 Mr. 폭스>, 그리고 이번에 본 <애스터로이드 시티>이다.
그래서, 웨스 앤더슨의 세계에 관한 이해도가 부족한 건 사실일 것이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영상미와 미장센이 얼마나 대단하고 출연진들의 네임밸류가 어떤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미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웨스 앤더슨이다.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줄 영상은 보장되어 있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애스터로이드 시티>가 극중극의 방식, 액자식 구성을 넘나드는 방식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대놓고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연극이다'라는 코멘터리를 깔아놓고 말이다.
완성되어있는 연극을 모두 분해해놓고 영화를 진행시키는 방식, 웨스 앤더슨의 대담함과 독특함이 눈에 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미스터리'를 내세우고 극을 진행한다.
외계인이 왜 소행성을 가져갔는지, 외계인이 왜 다시 소행성을 갖다뒀는지, 알 수 없다.
오기가 왜 버너에 손을 갖다 댔는지에 대해, 오기를 연기하는 존스 홀은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연극을 집필한 콘래드 조차 모른다.
오기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가족들과 소행성의 날 행사에 참여한다.
여기서 만나게 되는 배우 밋지 캠벨과 가까워지고,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아내와 송별한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이래도 되는지, 딸을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장인어른도 여기 계시는데 내가 저 여자와의 거리감이 허물어지는게 맞는 건지, 이런 삶이 제대로 되기나 한 건지.
극의 후반부엔 오기이자 존스가 연극을 떠난다.
그 둘(이자 한 명)에겐 의미를 찾기 위한 우주여행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번째 도착지는 감독의 거처.
존스는 연극 내내 머리를 감싸던 의구심을 감독에게 털어놓는다.
"잘하고 있다."
감독은 그렇게 격려해 준다.
두 번째 도착지는 건물의 바깥 계단이다.
그곳에서 그는 원래라면 오기 스틴백의 아내였어야 할 배우를 만난다.
그들은 삭제된 장면의 대사를 읊는다.
그리고, 왜 그 장면이 삭제되었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해답을 위해 떠난 우주여행은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허나 확실한 건, 존스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오기는 아내를 보내주고 마음 속 혼란을 잠재웠다는 것이다.
결론
"어쩌면 삶에는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억지로 부여하지 않아도, 우리는 잘해 나가고 있다고 웨스 앤더슨은 이야기 한다.
잠들지 않으면 깰 수도 없고, 여정을 떠나지 않으면 돌아오지도 못한다.
잠든 사이 개꿈을 꾸고 여정에서 얻어낸게 없더라도, 삶이 미스터리와 이해불가능함으로 가득해도, 꿈과 여정과 우리는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있는게 아닐까.
적어도 내가 느끼기론 그렇다.
★★★☆ (3.5 / 5.0)
마무리
이번 영화, 좀 어려웠다.
아직 내가 부족한게 많아서 그런거 아니겠는가.
이렇게 글 써놓고 보면 내가 영화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게 아닌가 싶은 때도 있다.
영화 후기 저렇게 써내려 놓고 오독여부에 대한 걱정이나 하고 앉아있다.
미치겠네 아주.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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