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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캣츠(2019)> 후기

by 2월56일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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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2019)

호기심

호기심은 다양한 결과의 원인이다. 호기심으로 인해 세상을 바꾼 발명품도 등장했고, 이로 인해 인류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왜 떨어지는가'를 생각한 것과, 라이트 형제의 '왜 사람은 날 수 없을까'와 같은 호기심만 해도 인류의 역사를 크게 뒤흔든 결과로 이어졌다. 공포 영화에서도 호기심이 영화의 근본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소에 못 보던 폐가에 흥미가 생겨 들어가거나, 기괴한 조형물을 집에 가져온다거나.
 
근데 왜 고양이들 노래 부르는 영화 보고 호기심 얘기를 하냐고? 왜냐면 '얼마나 망했길래'라는 병신같은 호기심 때문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1년에 한 번씩 '망작투어'를 한다. 별 이유는 없다. 그냥 그 영화가 왜 망했는지 궁금해서이다. 그리고 '망작투어'는 보통 영화 하나 본 이후 충격받고 끝나버린다. 이번 투어의 첫 목적지(이자 마지막 목적지)는 <캣츠>였다. 톰 후퍼의 영화는 이번 <캣츠>가 처음이다. 그래서 감독의 이전 작들인 <레 미제라블>과 <킹스 스피치>와의 비교는 없을 것이다.
 
영화가 왜 망했는지에 대해선 이미 대충 알고 있었다. 사람이 고양이를 수간한 결과물처럼 보이는 모습의 '고양이'들의 모습이 가득 담긴 트레일러로 인해 이미 대중들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뭔가 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해서 봤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

시청

영화가 시작한 지 5분도 안되어서 이유가 더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올라왔다. 씨발.
트레일러를 보고도 이 영화를 본 나는 뒤진 지 5일이나 된 고양이를 상자에 넣은 슈뢰딩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람과 고양이를 기괴하게 합쳐놓은 비주얼을 109분이나 봐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몰려왔다.

게다가, 원래 뮤지컬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노래할 시간에 이야기 더 풀어주는 것을 선호하는 나에겐 뮤지컬 영화는 그닥 취향에는 맞지 않다. 이 영화의 90% 이상은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더 자세히 이야기 안 해도 될 거라 믿는다.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재생 바에 커서를 올려보니 20분이 지나있었고, 육성으로 '와 씨발'이 튀어나올 때는 40분이 지나있었다. 결국 영화의 절반쯤인 55분에는 냉장고에서 진을 꺼내와 스트레이트로 들이키고 봤다. 술기운으로 버티다가 영화가 끝나고 해방감이 몰려왔다.
 
영화의 스토리는 없다시피 하다. 원래 원작 뮤지컬도 대부분 고양이들 자기소개하다 끝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뮤지컬이라서 용납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제공하여 눈과 귀를 직접적으로 즐겁게 해 주고, 그러한 힘으로 뮤지컬을 이끌어 간다면 그 뮤지컬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다르다. 스크린이라는 벽이 존재하고, 대부분 관객과 영화를 연결해 주는 것은 이야기이다. 스크린이라는 벽을 뚫고 관객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한다. 그게 안된다면 뮤지컬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의 힘이라도 여과 없이 스크린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본다. <캣츠>는 이러한 면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관객들은 스토리의 형태가 어느 정도라도 존재하는 뮤지컬 영화를 보러 온 것이지, 뮤지컬을 보러 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퍼포먼스의 힘을 느끼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비주얼이 앞길을 막기 때문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주얼은 스크린에 집중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노래에 집중하고 싶어도 화면에 나오는 것은 뭐, 알거라 믿는다.

 


...

마무리

아이러니하게도, <캣츠>는 왜 원작 뮤지컬이 위대한지 알게 해 준다.(이 영화의 유일한 존재가치다.) 심지어 원작을 보지 않았던 나에게도.

맞다. 나는 뮤지컬 <캣츠>를 아직 보지 않았다. "아니 원작 뮤지컬도 안 봐놓고 왜 입을 털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난 <캣츠>를 보고 원작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원작 뮤지컬의 서사는 빈약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캣츠>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 뮤지컬이라고 불린다. 없다시피 한 스토리라는 제약을 극복하고 극을 휘어잡고 이끌어가는 힘이 어떤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
 
 
 
 
 
 
 
 
 
물론 이 영화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 (1.0 /5.0)
 


마치며...

아직 술기운이 남아있어 글이 제대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술 처먹고 횡설수설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튼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여러분들은 이런 영화 안보길 바라며 글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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