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셨다
그가 오셨다.
스즈메와 파벨만스 이후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던 영화판에 다시 눈을 돌리게 해 줄 그가 오셨다.
오늘 오전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갈 명분이 생긴 것이다.
담주 시험인데 이게 뭐 하는 건지.
이 아래로 내려가면 스포일러 있다. 미리 쿠키 있다고 말해드림.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관람
누가 뭐래도 <존 윅> 시리즈의 정체성은 정적인 카메라에 담겨 나오는 드러나는 액션과 스턴트다.
역시나 이번 작에서도 그 정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 장점은 후반부 파리에서 벌어지는 액션 씬들에서 폭발한다.
개선문 로터리부터 제8구역 폐건물로 이어지는 상황들은 감탄의 연속이다.
개선문 로터리에선 차량들이 오가는 상황 중에 총격전을 벌인다. 재밌게도 총에 맞아 죽는 사람 반,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반에 가깝다. 위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오는 듯한 스릴감을 제공한다.
제8구역 폐건물에서 벌어지는 CQC의 연속은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좁은 공간에서의 총격전을 탑다운뷰와 함께 롱테이크로 담아낸 장면은 병신 같은 셰이키 캠으로 만들어낸 교묘한 눈속임 따위는 <존 윅> 시리즈에겐 필요 없다는 것을 당당하게 증명한다. 액션 장르 영화에서 <존 윅> 시리즈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확실하게 드러내는 듯했다. (물론 셰이키 캠이 사용된 장면도 이 영화에 존재하긴 하지만, 눈속임으로 만들어낸 액션 씬이라는 인상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견자단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번 작에서 받은 견자단의 포스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견자단이 나온 액션 영화를 본 적은 없다. 그래서 견자단이 보여주는 액션 씬의 모습 하나하나가 고급스러웠다는 표현 말고는 뭐라 하기가 어렵다. 견자단의 액션 영화를 봤으면 더 알기 쉬웠을 텐데.
뭐 그렇듯 서사는 특별하진 않다. 이 시리즈 자체가 이야기 보러 오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서사를 비판하는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실망스러웠던 걸 얘기해 보자면, 파라벨럼의 엔딩에서 최고 회의를 깨부술 것처럼 암시해 놓고 이야기의 스케일은 3편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최고 회의는 부수지 못하고 존 윅은 암살자 세계의 성자로 남게 되었다와 같은 결론은 그냥 <존 윅 > 세계관을 끝내기 아까워하는 라이언스게이트의 욕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듀얼 자체를 제외한 몇몇 설정은 갑자기 급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예를 들면 결투를 지원한 세컨드도 같이 죽어야 한다는 말이나, 결투에 대리인을 사용해도 된다와 같은 이야기에 끼워 맞추기 위한 설정 같은 것들이다. 3편 때도 이러한 갑작스러운 설정들 때문에 몰입을 저해했는데, 이번 작은 이를 그대로 답습했다.
마무리
종합적으로, 장점은 존 윅스럽다이고, 단점도 존 윅스럽다라는 것이다. 시리즈에서 보였던 장점은 유지되었고, 단점은... 다시 생각해보니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영화에 지장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다.
역시 존 윅은 존 윅이다.
이런 액션을 존 윅 말고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 (3.5 / 5.0)
그리고 전체적으로 영화 내내 청록색과 오렌지색의 대비가 계속 눈에 밟혔다. 마치 존 윅이 생사의 기로에 처했다는 것을 표현한 거처럼.
마치며...
시험공부 하나도 안 했는데 큰일이다.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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