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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이제는 헌사의 대상이 되어버린, 영화 <아키라>

by 2월56일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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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포함*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중요한 위치에 올라있는 작품들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커리어 속 작품들이 그렇고,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나 (감독은 아니지만)인랑,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게리온, 그리고 오토모 카츠히로의 아키라가 그렇다. 아키라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장르나 다른 영화에 영향을 강하게 준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 칸예 웨스트가 아키라의 광팬이고, 그의 3집 Graduation의 수록곡 Stronger의 뮤직 비디오는 대놓고 아키라를 오마주했다. 그 유명한 초반 시퀀스 속 카네다가 바이크를 멈춰 세우는 장면은 여러 곳에서 오마주되었다. 조던 필의 놉의 후반부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외에도 영화를 보며 조시 트랭크의 크로니클이나 다수의 슈퍼히어로 장르를 비튼 영화들이 떠올랐지만 이만하고 넘어가자.

처음에 사이버펑크 2077의 트레일러가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나이트 시티를 보고 실망했었다. 블레이드 러너로만 구성된 사이버펑크 장르의 이미지가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었던 본인에게는 나이트 시티가 너무 밝은 모습이었다. 이제는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사항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블레이드 러너의 LA와 아키라의 네오 도쿄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의 도시라는 면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블레이드 러너의 LA가 어두운 색감과 지저분하게 배치 된 소품들 속 군데군데 빛을 발하는 네온 사인의 힘을 빌린다면 네오 도쿄는 이곳 저곳 원색의 화려함을 내세우다가도 이를 퇴색시키는 망가진 물건이나 너저분하게 널린 쓰레기 등의 대조에서 오는 힘을 빌린다. CD 프로젝트 레드는 잘못한게 없다. 이 두 역작이 만들어 낸 스테레오타입을 성공적으로 섞어냈을 뿐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아키라가 정확히 어떠한 연출적인 영향을 애니메이션 계에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모른다. 분명히 당시에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연출이 아키라에는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연출 방식을 현대의 애니메이션이 이미 충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1988년 당시 극장에서 아키라를 본 사람도 아니고, 이미 아키라 이후의 애니메이션을 봐왔던 이유로 인해 아키라가 뒤틀어 놓은 영향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운건 사실이다.


★★★★ (4.0 / 5.0)

 

이미지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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