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를 여럿 봤지만 장편 데뷔작 <리노의 도박사>를 본 적은 없었다.
왓챠에서 5월 31일까지만 서비스한다길래 봤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존과 클레멘타인을 거두어 잘 챙겨주는 성공한 어른이자 도박사처럼 보이는 시드니는 사실 실패를 거듭해 오던 인물이자 존의 아버지를 죽인 추악한 과거를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그가 존과 클레멘타인에게 헌신에 가까운 호의를 베푸는 것은, 본인의 죄의식과 깨어진 가족 관계에 대한 회한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회하기 위한 인생 마지막의 하드 8에 거는 베팅처럼 보인다.
시드니의 과거를 들춰내려 하는 인물은 지미로 시드니의 포커페이스를 깨려 하고, 마지막 하드 8로 따내지 못하게 하는 인물이다.
모든 도박은 들키면 지는 게임이기에 시드니는 약점을 수면 위에 떠올리려는 지미를 제거하고 자신과 존, 클레멘타인과의 관계라는 도박판을 본인 주도하에 계속 이끌어 나가려 한다는 결말을 보여준다.
시드니는 선인처럼 보였지만, 종지부에는 그가 이기적인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누가 시드니를 욕할 수 있을까.
도박판이 다 그렇지 않은가. 모두가 뭔가를 얻으러 오는 곳이지 잃으려 오는 사람은 없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런 인간의 면모를 잘 캐치해냈다.
평생을 잃어 오며 살아온 시드니는 존과 클레멘타인이라는 주사위로 하드 8을 얻어내기 위해, 자상한 아버지의 역할을 자처하기 위해, 어떻게든 감추고 무슨 일이든 했다.
결론
이후 작품들 만큼 탐미적이지는 않지만, PTA 영화들의 기틀을 다진 영화임은 틀림없다.
존과 시드니를 보니 <마스터>의 프레디와 랭커스터가 계속 떠올랐다.
조만간 <마스터>를 한 번 더 봐야겠다.
★★★☆ (3.5 / 5.0)
마무리
그냥 보고나서 머리에서 떠돌던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썼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에 대해서 쓴 글은 아니다.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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