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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후기

by 2월56일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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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VEL

마지막으로 본 마블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였다.
<완다비전>의 이야기를 강제로 연결하려는 것도 별로였고, 심지어 영화 자체도 별로였다.
음표마법 쓸 때는 극장 나가고 싶었다.
이렇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이제 내 인생에서 안녕인 줄 알았다.
 
그리고 한동안 마블 영화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살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 오리지널 티켓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그냥 보기로 했다.
 
쿠키 2개임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문

일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매력은 이 작품에서도 두드러진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녹슨 쇠 질감과 유쾌함, 옛날 팝송들, 언더독들의 가족적임이 합쳐진 '뒷골목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표현해 왔는데, 이번 작품도 그러한 색채를 유지하여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지켜냈다.
등장인물 개개인의 캐릭터성는 여전히 돋보이고, 그리고 그 캐릭터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해 극을 이끌어나가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리고 후반부, 캐릭터들의 전투 스타일을 돋보이게 해주는 롱테이크 씬 또한 눈길을 사로 잡기엔 충분했다.
이제는 흔하디 흔한 롱테이크 격투 장면이지만, 그래도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액션 씬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특히나 이번 작의 진 주인공 로켓의 서사가 돋보인다.
좀 뻔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잘 이끌어 나가는 좋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굳이 드라마나 이전에 나온 토르나 블팬, 앤트맨 굳이 안 보고 엔드게임에 대한 내용만 알고 가도 스토리에 지장이 없다는 게 좋은 요소다.
 

그러나 로켓의 서사에 집중하느라 다른 캐릭터의 서사를 성급하게 풀어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담 워록의 이야기와 크래글린의 각성, 그리고 피터가 지구에 돌아가게 된 이유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피터의 지구 귀환 서사가 그나마 대우가 나은데, 이마저도 관객들에게 까먹지 말라고 중간중간 언급해 주는 정도에 가깝다. 


그리고 빌런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지능적이거나 기술적인 모습은 그닥 보여주지 못했다. 

그냥 중력 장치 써서 등장인물들 괴롭히는 정도로만 보였다.

전작들의 빌런들인 로난과 에고의 위엄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그렇긴 하지만 이 캐릭터 자체는 괜찮았다. 이유는 아래에서 후술하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라는 캐릭터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완벽한 생명체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집착에 사로잡혀있지만 막상 하이 에볼루셔너리 본인은 부족함을 상징하는 열등감과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해 낸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열등감과 분노를 내비칠수록 불완전해진다는 점도 재밌는 요소이다.

처음 로켓에게 열등감을 표출한 뒤에는 얼굴이 뜯겨 나가는 일을 겪고,

마지막에 도달해서는 대충 로보캅 마냥 붙여놓았던 얼굴 가죽이 아예 벗겨진다.

이렇게 종극에는 그는 얼굴조차 제대로 달려있지 않은 불완전한 생명체가 된다.

 

이러한 빌런과 반대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상징하는 바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사상과는 반대로 가오갤 멤버들은 모두 하나같이 나사 빠진 캐릭터들이지만, 서로가 그 빠진 나사를 주워다 끼워주는 완전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보면, 이 영화는 부족함 따위 존재하지 않아야 할 완전함이라는 사상과 부족함으로 완성해 낸 완전함의 대립 구도로 진행되는 영화이다.

이런 면에선 유사한 주제를 가진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더 월즈 엔드>가 생각난다. 

그렇다 보니, 이번 빌런 자체는 가오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빌런으로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팬이라면 '오랜만에 괜찮은 작품이 나왔구나'라고 생각할만하다.
혹은 엔드게임이나 노 웨이 홈 이후 마블을 보지 않았거나 관심이 사라진 이들에겐, 이제 MCU를 기분 좋게 떠나보낼 영화가 될 것이다.
 
난 후자에 속한다.
 
★★★ (3.0 / 5.0)
 


마치며...

롱테이크 격투 씬에 Free Bird가 깔리길 기대했던 건 나뿐인 건가.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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