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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다시금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될, <조커: 폴리 아 되>

by 2월56일 202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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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포함*


본인은 <조커>의 후속작이 나온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었다. '아서 플렉'이란 인간상의 타락을 통해 '조커'라는 캐릭터의 기원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작품의 후속작이라는 기대와, 굳이 이 주제로 더 이야기 할게 있을까 싶었던 의심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커: 폴리 아 되>가 단순히 <조커>에서 보여줬던 증오와 분노에서 나오는 피폐함와 차가운 카타르시스의 연장선만 보여줬다면, 그닥 이 작품에 대한 호의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커: 폴리 아 되>는 철저하게 전작을 짓밟는 작품이다. 좋은 뜻으로도, 나쁜 뜻으로도 말이다. 누군가에겐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재림에 가까울 만큼의 끔찍한 경험이 되었을 수도, 누군가에겐 '조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부여받는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본인은 이 영화에 대해 좀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싶다.
 
<조커: 폴리 아 되> 의 '조커'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닌 어떠한 추상적인 개념처럼 보인다. 여기서부터 <폴리 아 되>에서의 방향성이 <조커>와는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조커>는 아서 플렉 개인이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과 그 '조커'라는 개인이 사회에 불러온 파장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폴리 아 되>는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관념으로 자라나버린 '조커'가 이젠 아서 플렉을 압박하고 짓누르며 아서의 얼굴에 거울을 들이미는 이야기이다. 마치 <조커>에서부터 <폴리 아 되>까지의 아서의 서사가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봐야하는 데칼코마니처럼 느껴졌다. 다만 그 데칼코마니의 좌우 색이 다를 뿐.
 
고담시의 사람들과 할린 퀸젤은 '조커'를 원하지, 아서 플렉을 원하지 않는다. <조커>에서 머레이의 조롱거리가 된 아서 플렉은, 이젠 법정에서도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재판은 그의 치부를 하나하나 드러내는 하나의 TV쇼가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비웃음이라는 품종의 토마토를 아서에게 던지고 있다. 이젠 조커라는 이명을 가지게 된 아서 플렉이지만, 얼굴에 한 레이어를 깔지 않으면 사람들에겐 그저 아서 플렉일 뿐이다. 아서 플렉은 여전히 조롱거리이며, 동시에 그는 분장 없인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끊임없이 영화 내에서 부각시킨다. 청중이 원하는 조커가 되어도, 아서 플렉은 법정 문이 닫히고 카메라가 꺼지면 분장을 지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쇼가 끝나면 현실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조커>만큼이나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 동시에 성공적인 캐릭터 해체를 해냈다고 느껴진다. 냉정한 태도로 비극의 파토스를 겹겹히 쌓아올리는 연출과 미장센은 여전히 빛바램 없이 견고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전작의 전복과 부정이 아닌, 뮤지컬 장르의 융화가 매끄럽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서의 내면 심리 표현과 시각적 이미지와의 의도적인 부조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나도 뮤지컬 시퀀스가 자주 등장해 극의 흐름을 끊어먹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뮤지컬 시퀀스가 부가적인 디쉬가 아닌 메인 디쉬에 가깝기에, 더더욱 문제가 된다고 느껴진다. 다만 뮤지컬 시퀀스 자체의 퀄리티가 낮은 건 아니라,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작품은 <조커>보다도 훨씬 더한 호불호가 갈릴 작품일 것이 분명하다. 
난 <폴리 아 되>의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총평
 
1. 전작과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
2. 전작만큼 훌륭한 캐릭터 구축력.
3. 뮤지컬과의 조화는 매끄럽지는 않음.
 

★★★☆ (3.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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