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54 <오펜하이머> 후기 서론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가 개봉했다. 영화의 바탕이 되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먼저 읽어보고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귀찮다는 변명을 시간이 없다는 자기 합리화로 덮어씌우는 바람에 영화부터 보게 되었다. 아무튼 놀란 감독의 신작은 어떨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에게 받은 첫인상은 굉장했다. 놀란 감독의 플롯 놀음은 여전히 화려했다. 몇몇 시간대를 과감하게 오가면서 진행되는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는 자칫 난잡해 보일 수도 있는 위험을 가졌지만, 훌륭한 완급조절과 충분한 설명을 통해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혼선을 빚지 않는다. 2020년에 개봉했던 에서의 플롯은 놀란 감독의 과시에 가까웠었다. 그러나 의 플롯은 차분하고 정제되었지만 3시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 2023. 8. 15. <더 문> 후기 서론이번에도 한국 여름영화 '빅 4' 중 하나로 글을 날려먹을 셈이다. 그중 가장 개봉 전 우려가 많았던 을 어제 봤다. 사실 어제 쓰려고 했는데 귀찮고 피곤해서 안 썼다. 아무튼 은 어떨까. 과거 시리즈에서 받은 비판들을 수용하고 개선하여 K-그래비티라는 칭호를 얻어냈을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과거 윤제균 감독님의 이 시나리오 유출... 아니 시나리오의 밀도가 낮아서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 혹은 취소된 것을 기억하는가. 은 의 대체 역사나 마찬가지다. 시도 → 실패 → 시도 → 실패의 무한한 연속이 만들어낸 누구나 예측가능한 서사와 '공업적 최루법'의 조화가 영화의 완성도를 처참하게 깎아내린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모든 부분이 과도하게 감성적이기만 하다. 차가운 우주에.. 2023. 8. 7. <비공식작전> 후기 서론올해 여름 한국 영화 '빅4' 중 그 두 번째 영화 이다. 과거 와 의 연출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님의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를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라 이번 작품이 궁금하긴 했다. 그리고 집에 에어컨이 맛탱이가 가서 영화관이라도 가야 찬바람을 맞을 수 있어서 보고 왔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의 장점하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 초반부 영안실부터 쉴 새 없이 폭주하는 서스펜스와 예상하기 어려운 바로 뒷장면들의 연속이 안겨주는 긴장감이 의 장점이다. 에서도 몇몇 장면들의 서스펜스가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가는 부분들도 있어 만큼의 압도적인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에 이용되어 영화의 탄력성을 부여해 주는 정도는 된다. 초반.. 2023. 8. 3. <밀수> 후기 서론 류승완 감독님이 연출하신 영화는 다 봤다. 액션 연출은 모두 기깔나는 자태요, 영화광스러운 때깔도 짙게 묻어 나오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영화는 였고, 그 이후로는 와 와 같은 작품들이다. 이번 작은 어떨까. 전작 만큼 잘 뽑혀 나온 영화일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는 뭔가 를 닮아있다. 여성 주연 서사, 피카레스크, 한 목표 때문에 서로 얽힌 인물들, 그리고 서사가 한참 쓴 카세트테이프 마냥 늘어지는 점이 그렇다. 가 캐릭터 설명을 위해 그렇게 늘어지는 서사가 나온 반면, 는 흐름 자체가 느린 편이다. 전반적으론, 의 서사는 뻔한 스토리다. 뻔한 스토리를 천천히 진행시키고, 1차원적인 캐릭터 조성으로 인해 류승완식 연출이 묻혀 재밌게 풀어나.. 2023. 7. 26. <인시디어스: 빨간 문> 후기 서론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시리즈 중 하나, 시리즈다. 뭐, 사실 보고 싶어서 본 건 아니고 볼 게 없어서 봤다. 전작들도 그냥 그저 그랬고, 바로 직전 작품인 는 망작의 포스를 뿜어냈었다. 그럼 이번 작품은 어떨까?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 본론기대할게 뭐가 있겠는가. 여전하다. 급작스럽게 분위기 쌓고 남발하는 점프스케어가 질릴 정도로 나오는 탓에 공포를 느끼기도 전에 그냥 놀라고 끝이다. 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느끼기보단 놀라기만 하니까, 영화가 진행될수록 긴장감도 하락한다. 그나마 MRI 씬이 점층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효과적으로 터뜨린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 내용은 답답하다. 전반적으로 하나의 후속작 보다도 의 후일담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아 이야기에 대한 흥미 자체가 떨.. 2023. 7. 22. <바비> 후기 서론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걸 보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그레타 거윅의 전작을 본 적도 없고, 난 남자라서 바비 인형에 대한 추억도 없다. 한마디로, 이 영화와 나와의 접점은 전혀 없다. 그럼 왜 봤냐고? 그 접점이 하나도 없으니까, 내가 이걸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가 선사하는 비주얼은 수준급이다. '바비랜드'가 어떻게 축조되었는지는 위의 스틸컷만 보아도 감이 올 것이다. 로스코 사의 핑크색 페인트를 동낼 정도의 미친 듯한 핑크의 향연은 마치 웨스 앤더슨틱한 인공적인 세트와 맞물려 상당한 영상미를 뽑아준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 채널의 광고에서 나오던 인형의 집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라 다소 나에겐 약간.. 2023. 7. 20.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프리미어 후기 서론액션의 아이콘들이 하나둘씩 은퇴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인디아나 존스도 마지막 영화가 나왔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막을 내리기 위해 이번 작품을 선보였다. . . . ...인 줄 알았는데 파트 2 이후 후속작 계획이 있다고 한다. 에단 헌트는 쉽사리 은퇴 못하지 싶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 본론은 언제나 그랬듯 '실제로 구성해 낸' 액션의 힘을 미친 듯이 과시한다. 이번 작품이라고 다르겠는가. 톰 크루즈가 선보이는 최상급의 액션은 "톰 형 제발 자연사하세요"같은 우리의 걱정을 키울 정도이다. 피아트 500으로 하는 추격전. 최근에 나온 를 연상시키면서도, 약 20년 전에 개봉한 의 카체이스를 떠올리게 된다. 차량으로 하는 추격전은 많이 나왔지만, 작디작은 피아트 .. 2023. 7. 12. <보 이즈 어프레이드> 후기 Colin Stetson의 "Reborn", 의 삽입곡이다. 아리 애스터 은 걸작이었다. 치밀한 각본과 미장센, 영화 내내 깔린 기괴하고 불편한 감정, 그리고 파국을 향해가는 모든 컷들의 조합이 이라는 결과물이다. 본인 기준에선 21세기 공포영화 중 가장 최고의 공포영화가 아닐까 싶다. 도 굉장했다. 다만 표현방식이 너무 과해, 영화가 이를 담다가 넘쳐흐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렇듯 아리 애스터의 영화는 기이한 이미지과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준다. 진짜 미친 새끼가 따로 없다. (다방면으로) 4년. 4년을 기다렸다. 그가 이번엔 두뇌에 어떤 전기적 자극을 줄지 기대했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 *스포일러 주의* 본론 는 무엇이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이는 중요한 게 아니.. 2023. 7. 7.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후기 서론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다. 바이오하자드는 7편이랑 리메이크된 2편만 해봤다. 둘 다 괜찮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영화 시리즈는 원작의 명성에 먹칠하다 못해 아예 먹물에 담그는 만행을 저지른 듯하다. *본인 주관이 가득 포함되어 있음**스포일러 주의*본론부터 첫인상을 조져놓는다. 연출 스타일은 낡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 스타일이다. '아니 뭐 개봉연도가 2002년인데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도 해봤지만, 20세기에 나온 걸작 액션 영화들을 한물갔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런 영화들은 지금 다시 봐도 훌륭하다. 은 그냥 멋있어 보이는 척하는 연출의 연속이라 시대에 더욱 뒤떨어져 보인다. 적어도 레이저 씬이나 마지막 폐허가 된 라쿤 시티를 담는 컷은 나름 인상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그래도 '후속작.. 2023. 7. 5. 이전 1 2 3 4 5 6 다음